
-지난 한국행에서 찍은 서울 어느 골목의 풍경
길 가다가 잘 빠진 차 보고 있노라면 또다시 드는 생각. 아, 갖고 싶다. 몇기통이지? 수동이면 참 재밌을 텐데. 아, 참고로 718 Spyder는 팔았다. 사고 나서 그 행복감이란 게 딱 일 년 갔다. 그 비싼 장난감은 그 어떤 건강하고 뜻깊은 관계도, 든든한 기회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저 가끔 느낄 수 있었던 무의미한 부러움과 시선 정도. 어렸을 때 친구들이 부러워할 만한 장난감을 손에 넣었을 때 느꼈을 법한 묘한 우월감. 아무짝에 쓸모없는 싸구려 도파민 정도였다.
최근 이직한 회사에서 최초로 제안된 3개월의 probation을 조기 종료하고, 얼마 전 최종적으로 새로운 오퍼에 서명했다. 입사 당시 -probation 이후 조정될 급여- 이야기된 급여보다 훨씬 더 높게, 보너스와 지분, 새로운 팀원 고용, 근무 여건도 탄력적으로. 그저 이야기된 조건에 맞춰 줬어도 아이고 감사합니다 했을 텐데, 기대를 몹시 상회하는 아주 매력적인 조건이 되었다.
이 정도면 fun car 하나 더 구해도 문제없겠다. 갖고 싶었던 거 뭐였지? 나도 뭐 좀 나를 위해 질러 보자고 할 법했다. 한때 병적으로 무소비와 노동에 집착했었고, 번아웃에 부딪힌 후로 보상심리에 헛돈도 써 보고 했으니까 잠시 잠깐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헌데 이제는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 비싼 장난감이 나의 목마름을 채워 주지 못했던 것처럼. 나는 오로지 나로서 있을 때 그 가치가 빛나야 할 테니까.
아, 그리고 나는 내 트럭이 좋다. 어딜 가도 칭찬받는 내 트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