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지긋한 신사께서 까마득한 구형 모델 몰고 다니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저 차에는 얼마나 많은 기억과 애정이 담겨있을까 싶다. 한 때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눈부셨을 때를 기억하며 이제는 눈가의 주름만치 차 구석구석에 닿은 손때 마냥 차마 말과 글로도 모두 표현할 수 없는 지나간 세월의 잔상들이 묻어있기에, 그래도 마지막 까지 보낼 수 없는 애장품과 같을테니까.
그런데 젊은 애들이 자동차가 무슨 묵은지도 아니고 10년 15년 된 이런거, 그것도 엔트리급 구해서 나도 독일3사 포르쉐 오너 이러면서 꺼드럭 거리는거 보면.. 사실 올드카 클래식카 콜렉터 입지에 들어가려면 30년 묵혀야 되지 않나. Young&Rich를 동경하는 건 알겠는데, 저런것도 나름 까치발 들고 산거잖아. 여유됐으면 신차나 연식 얼마 안된거 구했겠지. 한편으론 짠하기도 해. 마음 한 켠엔 ‘나는 올드카를 좋아해서 산거야’ ‘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한거야’ 라며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을지도 모르지. 얼마나 스스로에게 자의식이 부족했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