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로 나는 와인에 별 관심 없다. 그냥 따라다니는 쪽)
어쩌다 또 캘리로 와이너리 투어. 일단 와이프가 와인에 관심이 많고 일행들과 의기투합이 하여 이곳 저곳을 함께 돌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 중 Cecli Park 이라는 한국 출신의 와인메이커분을 만나 투어를 하며 시음회를 가졌는데, 무언가 한 번즈음은 깊게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와인에 대한 열정으로 미국에서 전혀 다른 와인메이커 길을 걷어온 이 분은 결국 10년에 가까운 시간 끝에 자신의 와인 레이블을 내놓아 아직은 소규모이지만 미국시장에서 선점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유명 레스토랑과 백화점에 납품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어떠한 찬란한 동기가 그녀를 공학자가 아닌 아무런 연고가 없던 타국에서 와이너리 밑바닥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현재의 초석을 마련하게 한 것일까. 명문대 간판이 아까웠을 진데 어림잡아도 그 목표를 얻어내기 위해 고등학교 수험생 시간과 학사과정을 포함 7년 혹은 그 이상을 공부해 왔을 그 노력을 뒤로하고 그와는 전혀 다른 와인 메이커의 길을 걷기로 결정한 것일까.
그 무엇도 명확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 커다랗고 불분명한 의문점이 내 마음 속에 생겼다.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내가 주조한 맥주에 내가 디자인한 레이블과 함께 beer brewery 를 열고 싶다는 소망. 하지만 수입에 쫓겨, 현실에 매달려 그저 머릿말에 달린 ‘언젠가’ 라는 무책임한 수식어. 남에게 보여주고 과시하기 위함이 아닌 내가 가슴 속 깊이 사랑하고 쫓아가길 원하는 어떠한 목표. 지금껏 나의 삶을 대변하던 배경과 경력에 이별을 고하고 정말 나를 나로서 마주할 열정을 쫓아 가시밭 길을 감내할 용기. 나는 마지막으로 미치도록 뜨거워 본 적이 언제였던가.
아무튼 언젠가 이 쪽으로 방문하시게 되면 함께했던 일행들과 함께 조촐한 환영회를 갖자는 약속과 함께 인사를 남기며 그 날의 일정을 마쳤다. 아무쪼록 그녀의 도전에 찬사를 보내며 무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