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어지간해선 광고전화도 최대한 좋게좋게 이야기해서 끊으려 무진장 몹시 아주 진지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물론 기계음성이라 생각들면 바로 끊어버리지만, 만약 사람이 전화하면 적어도 관심이 없다는 의사 표시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왜냐하면 어쨌던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는 주의기 때문이다.
헌데 Sirius XM은 진짜 악질이다. Youtube Music 같은거 쓰는 마당에 쓸 이유도 없는데 자꾸 질척거린다. 꽤나 한동안은 나는 관심이 없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 이다, 그러니 전화하지말아라, 조곤조곤 설득했다. 그런데 이 인도억양 친구들은 잊을만 하면 전화가 온다.
게다가 시작은 무슨 자동차 관련인 것 처럼 서두를 깔더니 어쨌던 Sirius XM이다. 어제는 일과 끝내고 쉬고 있었는데 또 모르는 전화가 왔다. 또 또 Sirius XM이다. 그리곤 역시나 정중하게 이야기했다. 관심없다고. 그런데 이번 양반은 뭐 몇달간 공짜니 어쩌니 질질 끌었다. 결국엔 이번엔 내가 화를 내버렸다. 나 관심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왜 내 시간을 낭비시키냐. 네 시간이 소중하다면 내 시간도 존중할 줄 알아라. 하고 조금 더 화가 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그러고나니 왠지 마저 남은 몸의 기운마저도 쭈욱 빠져나간 것 같아 10분정도 졸았다.
하지만 난 안다. 이 미치광이 사이비같은 Sirius XM은 또 전화 올 것이란걸. 신발 밑창에 끼인 작은 돌 마냥 거추장스럽게 어느 날 무심하게 또 전화 올 것이다. 3개월 무료라는 별 의미도 없는 프로모션을 들고 말이다. 그럼 난 정말 진심을 담아 본사던 어디던 간에 연락할거야. 요망스러운 것들.